드라마 스태프 뽀개기!
촬영장에 있는 사람들, 스태프 하는 일들이 궁금해!?
1. 그립 = 장비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화면을 보다보면 빠져드는 명장면들이 생겨난다. 배우의 표정이나 연기에 놀랄 수도 있고, 카메라 워킹에 따라 놀라거나 훅 감동을 받기도 한다.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뭔가 지금 굉장한 느낌의 장면이라는 막연한 감정을 받기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카메라 워킹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카메라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줌(zoom)기능은, 우리가 폰캠으로 흔히 확대 했다 줄었다 정도를 말한다. 카메라 자체 렌즈로 조금 댕겼다가 풀었다가 할 수 있는것을 줌이라 한다. 당기는 것은 줌 인(zoom in), 풀어주는 것은 줌 아웃(zoom out).
그런데, 어느 장면은 그냥 단순히 카메라가 줌인 줌아웃으로 해서 나올 수 없는 장면들인거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 때 바로 카메라맨 자체를 바퀴 달린 이동차에 태워 밀어주는데, 이런 장비를 컨트롤 해주고 작업하는 팀이 바로 "그립" 팀이 되시겠다. 이전엔 "장비팀" 이라고 했는데, 좀 더 모던해지면서 대부분 "그립" 팀 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장비팀은 주로 메인 감독, 어시스트 한두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보다 인원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장비 탑차 안에는 엄청난 장비들이 한가득 실려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이동차는 가장 많이 쓰는 장비 중 하나이다. 장비 자체에 태운 카메라를 밀어주면 단순 줌인이 아닌 달리 인( dolly in)이라 하고, 인물에서 급히 멀어지는 샷을 구성할 땐 이동차를 뒤로 빼니 달리 아웃(dolly out)이라 한다.
예전에 현장에서 주인공이 너무 충격을 받아 멘탈이 나가는 장면을 찍는데, 카메라 감독님이 캠으로 줌인을 계속 하시면서
본인은 이동차에 타서 달리 아웃을 시전했다. 그럼 화면에서 어떤 느낌이 나냐면, 인물이 멀어지는건 아닌데, 오히려 계속 얼굴쪽으로 다가가는거 같은데, 뒷 배경이 점점 커지면서 멀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전체 카메라는 인물에서 멀어지는데,
줌으로 계속 인물쪽으로 당기는것.. 이런 장면 가끔 충격 받거나, 뭔가 방점 찍을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요새는 그닥 많이 쓰는거 같진 않은데 연속극에선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시대가 흐르고 유행을 타기 때문에, 연출의 기법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엔 엔딩 장면은 무조건 놀라면서 두둥 하고 끝나게 되면, 달리인으로 급히 인물쪽으로 후우우욱~~ 들어가며 스틸! 잡히고 끝났는데, 요샌 그런거 잘 안하려고 한다. 흔한 말로 옛날 연속극 같단 표현들을 쓰기도 한다.
2. 장비의 종류
장비팀의 탑차를 보면, 뭐가 엄청나게 빼곡하게 많은데, 주로 이동차 직선 레일이 있고, 곡선 레일도 있다.
요즘 친구들, 옛날 90년데 메가 히트작 드라마 '질투'를 아시는가?
질투의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가 되는 장면인데, 바로 키스하는 주인공 사이로 카메라가 빠지면
둥근 아크 이동차를 360도 돌면서 카메라맨과 스탭들이 뛰고 있는 촬영장의 모습이 엔딩으로 끝이 났었다.
이 때 사용한 둥근 곡선 레일차를 '아크'라 불리우는데, 종종 뱅글 뱅글 캠을 돌릴 때 사용하곤 한다. 그렇게 뱅글 뱅글 돌면 주변 촬영스탭과 모든 것들이 보이면 안되서, 붐마이크 든 동시팀과, 인물에게 쏠 조명을 든 조명팀 등 카메라 뒤로 캠에 안 걸리도록 함께 달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스탭들은 카메라의 아이레벨 보다 낮아야 하므로 바닥에 다 수그리고 있다.
현장 연출부의 "쑤그리!!!"라고 말하면 으으... 다들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그래야 캠에 안 걸리니깐 ㅎㅎㅎ
보통 촬영장의 모습은 무대와 다를바 없다. 한쪽 면 180도를 무대로 쓰며 촬영을 하면, 반대쪽 180도엔 온갖 장비와 스탭들이 서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절반은 드라마 세상, 절반은 현실 세상으로 나뉘어져 있어 보인다. 그런데 360도를 돌며 촬영을 해야 한다면,, 반대쪽 현실 세상은 잠시 쑤그리는 걸로... 은근 굴욕이다 이거.
다음 지미짚(Jimmyjib).
높은 곳에서 낮은곳을 훑거나, 반대로 낮은곳에서 높은곳으로 훑을 때, 기다란 장대 같은 크레인에 캠을 달고 기사님이 캠을 조정하는 그것을 우린 '지미짚'이라 한다. 사실 지미짚은 상표 이름이랬나.. 정확히 어원?까진 모르겠다.
현장에서 지미짚을 처음 봤을 때 무척 신기했다. 기다란 장대?는 여러 조로 나뉘어서, 2조, 3조, 4조 끼울 때 마다 늘어나서 아파트 3층 높이 이상으로도 올려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카메라를 매달고 리모컨으로 조정하는무인 카메라 크레인으로, 지미짚 기사는 모니터를 보며 포커스를 맞추고 캠이 안정적으로 스무스하게 무빙 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조정 기술을 시전한다.
음악방송에 보면 방청객 사이로 기다란 장대에 매달린 카메라 들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그것이 지미짚이다.
관객들 머리 위에서 무대로 훑는 트래킹 샷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지미짚은 조립 시간이 좀 걸리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며, 장비들 자체도 쪼개져 있어 한번 나르려면 따로 지미짚 차가 올 때도 있다. 그래서 흔하고 편하게 막 쓸수 있는 장비는 아니므로, 촬영 전에 미리 이 씬은 지미짚이 필요하다는 등의 계획이 필요하다. 그래서 현장에서 조금 약식으로 지미짚보다 작지만 그나마 높이감 있게 할 수 있는 미니짚이 주로 사용되기도 한다. 펠릭스 였나.. 그런데 그것도 상표 이름인거 같기도 하고.. (왜 설겆이 할때 쓰는 세제를 퐁퐁 이라고 하는것 처럼, 그 상표가 너무 대표적이어서 사람들은 그릇세제를 자주 퐁퐁이라고 부르곤 하지 않나..)
그리고 스테디캠(Steady Cam).
캠이 움직이지 않게 삼각대에 단디 고정한 장비 인데, 이것은 카메라감독 몸에 장비를 채우고 직접 그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스탭을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장비인데, 실제 배우가 움직이는 스탭에 맞춰 움직여 촬영하는거라 굉장히 역동적인 장면에서 자주 사용되곤 한다. 시상식 장면에서 보면, 시상자가 걸어나올 때 무대위로 스테디캠을 매고 나와 뒷걸음질 치시면서 배우를 잡는 모습들이 큰 카메라에 잡히기도 하는데, 그게 바로 스태디캠이다. 스테디는 보통의 장비팀이 보유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스테디캠 기사가 따로 있어서 따로 부르기도 한다. 카메라감독들 중에 스테디를 직접 하시는 분들도 있고, 자신 없으시면 기사를 따로 요청하기도 한다. 스테디는 흔들림 없이 촬영하게 하는 완충장치들이 되어 있어 생각보다 역동적이면서도 흔들림을 느끼지 못한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장비들이 있다. 대략적으로 큰 것들만 설명했지만, 본인도 정확히 장비팀은 아니어서 ^^;;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시겠다. 어깨에 둘러 메고 찍는 헨디헬드 (속된 방송용어 - 데모찌) 할때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장비들, 몸에 가볍게 부착해서 찍는 이즐링, 또 아주 살짝 캠을 좌우 왔다 갔다 하게 하는 미니 이동차 레일 선반 등...
장비의 세계는 심오하고 깊다.
오늘도 열일하시는 그립팀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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